새로운 소비권력 MZ세대

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시장을 주도한다
요사이 한국 사회에서 MZ 세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밀레니얼 세대와 그 후속 세대인 Z세대 한국인들은 현재 한국의 모든 직장과 조직에서도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주식시장, 코인시장, 중고 거래시장, 명품시장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도 MZ세대가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로 비대면 라이프가 일상화되면서 이커머스를 포함한 한국 소비시장에서 MZ세대는 이제 한국의 새로운 소비권력이 되었다.


글 :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고의 성장환경 그러나 불안정한 미래

MZ 세대는 1980년부터 1994년사이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9년 사이에 출생한 Z세대 즉 현재 13세 ~ 42세에 해당하는 1,900만 명의 한국인를 일컫는 말이다. MZ세대는 한국 역사상 최고의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미래가 불안정한 ‘불안한 세대’ 라는 세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MZ세대 간에도 차이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97년 IMF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이라는 부정적, 긍정적 사건을 잇따라 경험했다. 세기말을 지나서 2000년이라는 새로운 천년을 젊은 시절 맞이했기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로 불린다. 이전 세대에 비해서 개인적이며 SNS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익숙한 세대로 불리고 있다. 비정규직화된 노동시장에서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받지 못하고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Z세대는 사춘기에 글로벌 금융위기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월호 참사 등을 경험한 글로벌 한국인이다. 이들 세대는 소득 2만불 이상의 경제 선진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최초의 한국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친환경’과 ‘공정성’에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인구 수는 837만 명이다. 이전 세대 대비 현격히 차별화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로 인하여 향후 한국의 소비시장과 정치, 사회, 문화분야에서의 영향력은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는 한국 역사상 가장 높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미래 불안정과 가처분 소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소비 행태는 기본적으로 ‘가성비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개인적 만족감을 최우선 하는 ‘가심비 소비’ 또한 이전 세대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가심비’는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의미한다. 가성비 좋은 알뜰폰을 구매하면서 500만원 대 명품도 주저없이 구매하는 투 트랙 소비에 익숙한 소비자들이다. 




플렉스, 워라벨, 투자에 적극적인 세대 

첫째,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이들은 ‘나’를 보여주기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기 문화에 친숙하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 아웃’ (meaning out) 소비를 통하여 환경과 공정 그리고 인권, 동물권, 윤리 등 이슈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기업의 상품과 브랜드 소비를 통하여 자신을 드러내고 보여주기를 원한다.


환경 보호를 위하여 무라벨 생수와 종이 빨대를 선호하고 플라스틱 재활용 가방과 에코퍼 자켓 등을 구매하고 있다. ‘인스트그래머블’ 한 장소를 방문하거나 명품 제품을 구매하면서 자기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욕망 또한 전 세대를 통해서 가장 강한 편이다.


정리하면 MZ 세대 소비자는 ESG(친환경, 사회정의, 투명성) 소비와 명품 소비 지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둘째, 이들은 세상에서 출세하기보다는 평범한 삶을 사는데 더 큰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워라밸’(일-삶 균형)에 최우선 가치를 둔다. 그러므로 명확한 업무지시와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조직을 선호한다.


조직에 충성을 강요하거나 ESG 표준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과감히 사표를 내고 나오기도 한다.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무드 다이어리, 명상, 오디오 콘텐츠 등을 구매한다. 무자극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장기 저성장과 TMI(지나친 정보 홍수)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불안한 세대 MZ 소비자들이 노-브랜드 제품과 명상 관련 상품과 힐링 서비스에 열광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셋째, MZ 세대는 향후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추세에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주식과 코인, 미술품등 수익율이 높은 모든 상품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유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 전도사 존리 대표를 팔로잉하고 장기 주식 투자를 통하여 ‘돈이 자신을 위하여 24시간 일하는 라이프’ 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소비에서도 소위 ‘투자형 소비’ 에 적극적이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입해 웃돈을 통해서 재판매 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MZ 세대 10명중 8명 이상이 ‘중고 거래’ 경험이 있다고 한다. 명품 리셀을 통하여 100% 이상의 수익을 얻기도 한다. 이들이 리셀(Resell) 수익율이 확실한 3대 명품 ‘에루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에 특히 열광하는 이유도 이 같은 투자형 소비로 설명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MZ세대

MZ 세대는 자본주의 키즈로 자본과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이전 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그리고 극강의 편리함을 추구하고 글로벌 대안을 제시하는 금융서비스에 끌린다. 이들은 20대부터 주식과 코인투자를 시작하고 앱 경제의 주역으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다. 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통해 해외 친구들과 수시로 이야기하는 글로벌성도 가지고 있다. 미국 주식투자를 손쉽게 접근하는 MZ세대. 국경을 넘어 해외 주식도 직접 투자를 한다.


동시에 이들은 시간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시간부족 (time poverty) 이란 유튜브, 왓차, 넷플릭스등 디지털 콘텐츠 소비로 하루 최소 3시간 정도를 소비하는 이들 세대의 라이프스타일로 인하여 항시 시간이 부족한 현상을 말한다. 모바일로 모든 서비스(배달, 교육, 콘텐츠 등)를 신청하고 사용하는 MZ세대는 직관적인 서비스에 열광한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용구 교수는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서 15여 권의 책과 80여 편의 논문을 저술하는 등 연구와 후진 양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2000년 ~ 현)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_ 『빅블러 시대』, 『브랜드 마케팅』, 『불황에 더 잘나가는 불사조기업』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