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生도 좋아하는 90년대 히트송

애상(1998)_ 쿨(김성수, 이재훈, 유리)


SBI人이 뽑은 90년대 히트송 1위는 “쿨의 애상”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요계는 90년대 열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부터 비·이효리·유재석의 싹쓰리까지 90년대 감성이 대세입니다. 박문치라는 가수는 90년生이면서 90년대 감성 노래를 만드는 걸로 유명합니다. 이처럼 30년 전 노래들이 다시 사랑받는 이유는 뭘 까요?


©Again 가요톱10 : KBS KPOP Classic 채널




노래가 불러일으키는 추억 감성은 강하다. 30년 전 히트송이 리메이크되어, 다시 히트송이 되는 이유를 문화평론가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의 삶이 너무나 팍팍하기 때문에 경제 호황기였던 90년대를 추억하려는 무의식이 작동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와 <영화 건축학 개론>에 나온 90년대 음악이 과거에 대한 동경에 더 쉽게 빠져들게 만드는 것처럼 힘든 현실이 과거 노래를 찾는다는 해석이다. 또한 30년 전에 10~20대가 아니라 요즘 젊은 세대들도 레트로풍의 90년대 음악을 좋아한다. 


지금 가요계를 수많은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경쟁 시대라고 한다면, 90년대 양상은 딱히 하나로 꼽기가 어렵다. 90년대 가요 순위 프로그램 ‘가요Top10’ 5주 연속 1위 곡만 나열해도 얼마나 다양한 가수들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신승훈, 김건모 등의 남자 솔로뿐만 아니라 부활과 같은 그룹사운드에 게다가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까지 가수들의 구성이 매우 다채롭다. 90년대 중반부터는 핑클, HOT, 태사자 등 아이돌이 주류를 이루지만, DJ DOC, 클론, 룰라 등 트리오, 듀엣, 혼성 그룹도 골고루 사랑받던 시대였다. 



가수들의 구성도 다양했던 만큼 90년 음악은 랩부터 발라드, 록, 트로트까지 선택의 폭이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이런 색다른 매력을 지금 세대도 느끼는 것 같다. 심지어 90년대 문화에 동경하는 트렌드를 보이기도 한다.


마냥 놀기만 했던 과거의 대학교 신입생은 ‘취준생’이 되지 않으려고 1학년 때부터 학점을 챙기는 자신들의 모습과 너무도 다르다. 드라마나 영화 등의 영상으로 접하는 90년대는 사랑과 연예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이 풍부하다. 90년生에게 판타지로 비치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좋아했던 노래를 흥얼거리는 10대, 잔나비, 박문치 등 90년대풍의 가요를 만드는 가수까지 2020년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더욱이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과거 노래들이 리메이크, 재해석됨으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에서는 90년대生의 특징을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 3가지로 들고 있다. ‘꼰대’스러운 게 아니라면 과거의 히트송이라고 멀리하지 않는다. ‘좋은 노래’는 세대와 세대가 공존하고 통할 수 있는 재미와 정직함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