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감성과 설렘을 담은 인생영화

누군가의 첫사랑 [건축학 개론]


SBI 가족 여러분이 이번달 pick해 주신 봄날의 힐링 영화는 <건축학 개론>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봄날의 감성과 설렘엔 로맨스 영화가 단연 인기를 끄네요. 다른 후보군 영화들 중, 고단한 도시의 삶을 떠나 사계절의 자연 속에서 음식을 통해 힐링을 찾아가는 <리틀 포레스트>도 많은 분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첫사랑이 아련히 떠오르는 <건축학 개론>에는 못미쳤네요. 따뜻한 봄날에 감성과 설렘을 담은 영화 한 편, 어떠세요?





누군가의 첫사랑 <건축학 개론>

유독 계절을 타는 영화다. 봄이 되면 아지랑이마냥 <건축학 개론>이 떠오른다. 이유가 뭘까? 2012년 3월 22일 완연한 봄에 개봉했고, 한국 멜로영화로는 400만 관객의 신기록을 냈기 때문에? 단지 본 사람이 많아서가 아닐 것이다. 아련한 봄과 <건축학 개론> 무척 닮아서다.


우선 수지가 예쁘다. <건축학 개론>하면 여주인공 ‘서연’이 먼저 떠오른다. 서연 역을 맡은 수지는 출연 당시 19세로 정말 풋풋했다.

수지뿐만이 아니라 영화 속에는 훈훈한 배우가 많았다.


첫사랑에 빠진 승민 역에 이제훈, 친구 납득이 조정석 그리고 서연과 승민의 성인 역할은 ‘엄태웅과 한가인’이다. 15년만에 서연(한가인)을 만난 승민(엄태웅)은 그녀를 단박에 기억하지 못한다.(왜 모를까 모르는 척이었다.) “나 모르세요?” 과거로 돌아간 첫 장면은 개강 첫째 날. 이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갬성’(감성) 돋는 이유는 현재와 대학 시절을 플래시백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때 절절했던 첫사랑까지 담고 있다. <건축학 개론>은 영화 포스 터의 카피로도 유명한데,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이다. 스무살, 대학, 신입생, 그리고 첫사랑. 이 뻔한 플롯을 건축학도인 감독이 <건축학 개론>으로 애틋하게 그렸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애정을 갖고 기록하는 것이 건축학 개론의 시작”이라는 개론 수업 과제처럼 영화는 마음 속에 기록된 첫사랑을 꺼내 보는 매순간을 애정스럽게 담고 있다. 어떤 영화는 볼 때가 즐겁다.




극장 안에서 울거나, 무섭거나, 스릴 넘친다. 반면 어떤 영화는 곱씹을 때가 더 미소 짓게 만든다. <건축학 개론>은 후자다. 나에게 ‘수지’ 같았던, ‘이제훈’ 같은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고, 대학시절로 돌아가게끔 만든다. 다만 <건축학 개론> 에 더 흠뻑 빠지려면, 첫사랑의 아픈 추억을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아프게 헤어질수록 영화의 감동은 배가 된다.


상투적이나 반박할 수 없는 말,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아서 더 아름답다고…. 아무리 누군가에게 나의 첫사랑을 “쌍년”이라고 말하며, 강제로 퇴색시키더라도 첫사랑만큼 ‘찐사랑’은 만들 수는 없다. 그만큼 첫사랑의 추억은 강하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나만의 이야기니까.


유일하게 <건축학 개론>이 가진 영화적 환타지는 첫사랑이 ‘한가인’이 되어서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봄이 오면 생각나는 영화, 그보다는 덕분에 잠시 봄을 더 아련히 만끽할 수 있는 영화. 그래서 <건축학 개론>이 많은 이들에게 소환되었을 것이다.